행복한 일상나들이/윤주's 하루하루

돼지와 살찐 여우와 토끼가 뜻하지 않게 양 잡아 먹은 날

윤주빠 2014. 12. 2. 23:00

자주 올라오는 양고기 포스팅을 보면서 대체 어떤 맛일까 궁금했고 한번 먹어보고 싶었지만

먹거리 문화가 그리 발달되지 않은 시골이여서 항상 마른 침만 삼키던 어느 날,

차를 몰고 지나가는데 연길양꼬치라는 간판을 보고 너무 반가웠고

얼른 가보고 싶어서 벼르고 벼르다가 어느 저녁에 살찐 여우 그러니까 마눌한테 "우리 양고기 먹으러 가볼래?"했는데

돌아온 살찐 여우의 반응은 영 떨떠름했지만 어거지를 부려서 식당엘 쓰윽 들어갔습니다.

 

너무나 반가웠던 양꼬치 간판...

 

그리고 가게 내부의 모습...

 

일단 아무 테이블에나 앉아서 메뉴판을 쓰윽 훑어보고는 그렇게 먹어보고 싶었던 양갈비 2인분을 주문했답니다....

이때까지도 살찐 여우의 반응은 땡감을 씹은것 처럼 영 떨떠름했지만 꾹 참고 일단 호기있게 시켜봅니다.......

 

잠시후 연변사투리 팍팍 쓰시는 가게 아줌마가 양갈비 2인분을 들고 나왔는데

고기도 두툼하니 제법 입맛 땡기게 만드는 비주얼입니다....

보기 좋은 떡이 맛도 좋겠지하는 믿음으로 그저 얼른 익어서 먹기만을 묵묵히 기다립니다.....ㅎㅎ

 

   

그리고 기본 안주와 건두부 볶음

 

재고 말고 할것 없이 2인분을 통째로 올리고 지글지글 굽다가

 

 

 주님을 안 불러주면 섭섭해하실까봐 내가 마실 소주와 살찐 여우가 마실 그 비싼 칭따오 맥주도 시켜서 한잔씩 하며 고기가 익기만을 기다립니다...

 

처음 먹어보는 양고기라서 폭 익기만을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는데 잠시뒤 나온 주인아줌마가

양고기는 소고기처럼 살짝 익혀서 먹어야한다면서 요렇게 숭덩숭덩 짤라주시더니 다 익었다고 먹으라고 해서 먹는데

조금전까지만해도 떫은 땡감 씹은것 마냥 못마땅해하던 살찐 여우가 연신 맛있다...맛있다 이러면서 잘 먹네요....

 

잠시후 양갈비는 이렇게 앙상한 갈빗대만 남기게 되고 잠시 밖에서 담배 한대 피고 들어와서 자리에 앉았는데

                                   살찐 여우와 토끼의 입에서 동시에 튀어나온 말은

                                   "우리 불판위에서 자동으로 돌돌돌 돌아가는 양꼬치 1인분만 한번 먹어보자"

                                   이러면서 입맛을 쩝쩝 다시며 저를 쳐다보네요....

                                   참나.......

 

무튼 냠냠 맛있게 잘 먹은 귀여운 토끼랍니다.......ㅎㅎ

 

                        열심히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주인이 물끄러미 쳐다보길래 "양고기가 너무 맛있어서요..."

                       그렇게 궁색한 변명을 하고 찍어온 양고기의 효능에 대한 설명서입니다....

                       

                       식당가서 사진 찍는게 참 어렵던데 다행히도 홀에 손님도 없고해서 대충 몇장 찍어올 수 있었네요......

                       소스의 향이 좀 독특해서 살짝 거부감도 있었지만 그래도 처음 먹어보는 양고기이고 그렇게나 먹어 보고 싶었던 양고기여서

                       나름 맛있게 먹고온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윤주가 맛있게 잘 먹어서 더 기분이 좋았기도 하고........

                       개코냐옹이님이 양고기 자주 먹으면 밤에 잠 자기 힘들거라고 하던데 몇번 더 먹어보고 사실인지 검증해봐야겠습니다.....ㅋㅋ

                       

                       지금까지 태어나서 처음으로 양고기 먹고 흥분한 어느 촌놈의 하루 이야기였습니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