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사무실에 잠깐 앉아서 쉬고 있는데 옆에 있는 직원이 열심히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길래
대체 뭔가하고 봤더니 울진 소식을 공유하는 어느 카페에서 올린 글이었고
거기에 내가 좋아했던 까치의 아빠 이현세의 만화가 그려진 벽화거리가 매화리에 있다는 내용이던데
"이런게 언제 생겼지?"
"이거 내가 울진에 사는 사람이 맞나?"하는 생각들이 들면서 윤주랑 한번 꼭 가봐야겠다하고 생각을 했답니다.
뭐 내가 이현세만화를 좋아해서 가고 싶었던 건 절대로 아니라는것만 알아주세요..ㅎㅎ
비공식적인 까치 아빠 이현세 만화가는 울진군 매화리에서 태어났고 아직 그의 누나도 이 곳 매화리에 살고 있어서
얼마전에 있었던 시골 마을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뽑힌 이번 행사에
본인이 태어난 매화리라는 작은 마을의 시골 골목 담장에 본인의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고 합니다.
"공포의 외인구단".. 외설과 예술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천국의 신화".. 일본 정벌기를 다룬 "남벌".. "아마게돈".. "며느리 밥풀꽃에 대한 보고서"등의
수많은 만화를 그렸고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많은 인기를 얻었던 만화가 이현세.
어린 시절.
대구에 갔다가 우연찮게 만화라는걸 만나면서 그 당시 유명했던 많은 작가들의 그림을 습작하며 만화에 대한 재미와 재능을 깨달으며
서서히 시작된 만화가의 길로 들어서게 된 이현세 만화가.
그런 그를 세상에 알리고 유명해지게 만든 캐릭터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오혜성....그리고 까치라는 캐릭터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의 만화에서 까치나 오혜성은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중요 인물중에 한명이죠..
저 분노로 이글이글 타오르는듯 하면서도 왠지 슬프고 외로워 보이는 저 눈빛때문에
어린 시절 참 좋아했던 오혜성...까치.....
아마도 한때 유행했던 청자켓이 어쩌면 까치라는 캐릭터때문이 아닐까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현세씨 만화는 거의 다 봤는데 이 캐릭터는 뭔지 잘 모르겠네요...이현세씨 죄송요....
아시는 분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ㅎㅎ^^;;;
벽을 눕히면...??!!! 어디 한번 벽을 눕혀 볼까 윤주야?????ㅋ
이름모를 어느 시골집 담벼락에도 요렇게 멋드러진 그림이 그려져있었답니다.
대중만화의 한계를 느낀 이현세 만화가가 시대의 변화에 맞춰 2014년부터 온라인 만화 플랫폼인 레진코믹스에 연재중인
"굿 바이 썬더"라는 만화의 한컷을 그려놓았습니다.
이 웹툰도 아직 보지는 못 했지만 어쩌면 저 꼬마들과 놀고 있는 말의 이름이 썬더이고 그 친구같은 말과의 사이에서 생겨나는
재미있고 슬픈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새롭고 낯설고 아직은 덜 익숙한 웹툰 작가로 출발하는 그의 인생에 무한한 응원과 박수를 보냅니다..
시대의 변화와 흐름을 거부하면 결국 그 세계에서 도태된다는데 이현세 만화가도 시대의 흐름에 맞춰서 슬기롭게 잘 해내시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이현세 만화가는 나이 칠십이 되면 자라나는 어린 아이들을 위한 재미있는 동화를 쓰서
그 이야기를 읽어주는 그런 할아버지로 남는게 마지막이자 최고의 희망이라고 하네요...
참 멋있지 않나요??동화책 읽어주는 그런 할아버지...
만화책 볼 돈이 없어서 애태우던 그 까까머리 청춘들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서 보는 내내 한참을 깔깔거리며 웃었던 한컷이었습니다.
사실은 만화방에서 틀어주던 티비가 더 보고싶었던걸지도 모르겠지만....ㅎㅎ
티비가 절대 권력이었고 동네짱도 할 수 있었던 그 시절의 서러운 모습을 보여주는 한컷의 재미있는 만화였습니다...
눈도 오고 있는데 얼마나 춥고 서러웠을지를 보여주는 꼬맹이의 애절한 저 눈빛.....ㅋㅋㅋ
그 이현세 만화의 벽화 골목 한켠에 있는 이름도 예쁜 매화 만화도서관...
아무나 들어가서 편안하게 눕거나 앉아서 마음대로 만화책을 보며 쉬어갈수 있는 곳..
물론 떠들어도 아무 상관이 없어서 더 좋답니다...
너무 떠드는건 안 되지만 적당한 소음은 괜찮아요...
근데 열심히 만화책을 보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다보니 대충 이십여년전에 만화방에서 시간을 보냈던 그때가 떠오르네요..
카운터에서 한시간 보고갈꺼라고 계산을 하고 앉아서 만화책 열권정도를 옆에 갖다 놓고는 라면도 시켜먹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뭐 가끔 주인모르게 성인만화도 슬쩍 슬쩍 몰래 봤던 그......ㅋㅋㅋ
그때 그 만화방 주인장님....죄송합니다,,
드라마로 방영되었던 이두호 만화가의 임꺽정....
저도 이날 만화도서관에 들어서자마자 한때 열광했던 이현세 만화가의 "공포의 외인구단" 만화책을 들고 창가에 냅다 앉아서 읽었답니다.
오랫만에 그때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어요...
공포의 외인구단에 나온 오혜성, 마동탁, 최엄지, 외팔이 타자 조상구,최관, 든든한 포수 백두산, 최경도, 하국상 그리고 배도협...
추억속에 빠져서 다시 흥분하게 되는 캐릭터들의 모습을 보니 휴일인 오후에 출근해야한다는게 정말 싫었답니다..
윤주도 "아빠 지금 어디가 ?? 엉?"이러면서 별 생각없이 따라왔다가 편안하게 잘 꾸며져 있는 만화도서관의 재미에 푹 빠져서 신나게 놀다가
오후 출근을 해야한다는 내 말에
"아빠, 조금만 더 있다가 가면 안 돼?"이러며 억수로 아쉬워하길래
다음에 다시 꼭 오자고 억지로 달래서 나왔던 이현세 만화가의 이야기에 흠뻑 빠졌던 시간이었습니다.
둘러보면서 조금 걱정이 되었던건 당대 최고의 만화가인 이현세의 만화가 그려져 있는 벽화거리는 너무나 마음에 들었지만
이현세 만화가가 수시로 내려올수도 없을것 같고 그래서 저 담벼락에 그려 놓은 작품들의 빛이 퇴색되면
그건 어찌 보전하나하는 오지랖이 마구마구 발동했던 매화리 벽화마을이었습니다..
단순한 일회성의 보여주기식이 아닌 계속 이어지고 보존되는 그런 벽화거리였으면 너무 좋겠습니다.
그래서 울진이라는 작은 시골마을 아이들에게도 재미있는 상상의 세상을 계속 보여줄 수 있는 그런 공간으로 남아주었으면 좋겠어요.
sns세상속에서 수많은 벽화가 그려져 있는 마을의 모습들을 봤습니다.
대구 세비정 마을, 통영 동피랑 마을, 동해 논골담길 마을, 그리고 이사부 사자공원 밑에 있는 어느 마을도....
하지만 이현세씨 같은 유명 만화가들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그런 시골 마을이 또 있을까요??
그래서 자부심도 생겼고 환호성도 질러봅니다.
앞으로 울진이라는 작은 시골 마을의 발전된 변화를 기대해보게 됩니다..
아무쪼록 잘 지켜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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