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저녁.
마눌이 영양 조지훈 선생의 생가가 있는 주실마을에 행사가 있는데 같이 가보지않을래라는 말에
안 그래도 요즘 여행을 통 못 떠났기도 했고 멀지도 않은 영양이어서 흔쾌히 집을 나섰다.
한동안 집에만 있어서 몸도 마음도 근질근질했었는데 오랫만의 여행이기도 했고 뜻깊은 장소여서 더 설레었던 주실마을로의 여행.
주실마을에서는 조지훈 선생의 서거 50주년을 맞이해서 그의 삶과 업적 그리고 죽음을 기억하고 되돌아보게 하는 제 12회 지훈 예술제가 있었다.
박목월,박두진과 함께 한때나마 청록파 시인으로 불리었던 조지훈.
선비의 지조와 사상으로 평생을 지조와 기개를 지키며 우아하고 멋스러운 모습으로 살다 간
그 신념과 정신을 기리고 추억하기 위해 해마다 영양 주실마을에서는 지훈예술제를 하고 있었다.
작은 시골 마을인 영양..
그래도 함부로 무시했다가는 큰일나겠다...
이곳 영양은 오일도 시인을 비롯하여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사람의 아들"의 작가로 유명한 이문열이라는 걸출한 작가를 배출한 유서깊은 곳이고
17살때 수원 용주사에서 어느 여승의 춤 사위를 보고 19살때 초고를 완성하고는 고치고 고치기를 몇번을 하며 고민을 한뒤 21살때에서야
"승무"라는 시를 세상에 내놓은 조지훈이라는 시인이 태어난 곳인걸 보니..
그리고 조지훈 그의 집안은 일제시대의 그 참혹하고 집요했던 창씨개명에도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았고
많은 자손들을 옳바르고 심지바른 그런 사람들로 키워냈던 그런 역사가 있고 이야기가 있는 곳이니
영양 주실마을은 더더욱 예사로 볼 마을은 아닌것 같다..
어쩌면 이 가을이 더 가기전에 영양 주실마을에 들러서 조지훈의 시 세계에도 빠져보고 역사 이야기도 들어보면 참 좋을 것 같다..
이야기가 있고 역사가 있는 주실마을.
오지마을 영양이 그래서 자꾸만 더 좋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날빛 푸르른 가을....코스모스.......그리고 주실마을....
그 날빛 푸르른 가을하늘 아래에서 뛰어노는 윤주가 있으니 이보다 더 좋고 행복할 수 없었던 주실마을에서의 하루..
이번 주실마을이 세번째라고 했었는데 아래의 링크로 들어가보면 윤주가 얼마나 컸는지 참 새삼스러워서 올렸으니 한번 들러보시길....ㅎㅎ
http://blog.daum.net/love-10102/8732333
http://blog.daum.net/love-10102/8732523
- 승무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네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여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네라.
평범한 인간이지만 많은 권력과 세력을 가지고 있었던 조지훈..
마르크스나 엥겔스도 부르조아 출신에 집안도 좋았던 부류들이어서 사회운동도 하고 한 나라의 운명을 좌지우지했었는데
조지훈.......어쩌면 그도 측은지심의 마음으로 세상을 변혁시키고 싶은 그런 원대한 꿈이 없지는 않았을까 잠시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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