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나들이/이런저런 이야기

낡은 시골 창고의 화려한 변신은 무죄...귀농인들의 집 걱정 끝...

윤주빠 2014. 2. 14. 14:00

얼마전에 중학교 여자 동창이 시골에 버려진 창고를 2,500만원에 매입을 해서 리모델링한다는 얘기를 듣고

과연 어떤 집일지 너무나 궁금해서 지나는 길에 들러보았답니다.

지금 서울쪽에 살고 있고 남편도 대기업의 과장으로 있는데 업무때문에 해외출장도 자주 다녀서

가족이랑 많이 떨어져 있다보니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부족해서 모든걸 버리고 시골로 내려온다네요.

아이들이랑 같이 조그마한 텃밭도 만들어서 농작물도 키울꺼라는데 그래도 막상 서울을 떠난다고하니

이 친구녀석??이 이런저런 고민과 걱정이 많은가 봅니다.

도시에 있으면 편안하고 안정적인 생활을 할텐데 수많은 유혹과 반대를 뿌리치고 시골로 온다는 그 선택에 격려와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얘도 딸이 둘인데 윤주랑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것 같고 책을 좋아하니 같이 어울려서 책놀이 해봐야겠습니다.....ㅎㅎ

 

 

요즘 귀농이나 귀촌을 많이 하는것 같습니다.

예전처럼의 미친듯한 광풍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전히 장미빛 꿈을 꾸면서 시골로 많이들 들어옵니다.

그래서 여기저기 다니다보면 경치 좋은 골짜기마다 별장처럼 이쁘고 깔끔한 건물들이 있는걸 많이 보는데

볼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왠지 휑해지기도 하네요.

우리 대부님도 십여년전에 귀농하셔서 쓰러져가는 오두막집에서 몇해를 지내시다가

3,4년전쯤에 농사일과 시골살이가 안정이 되어서 집을 새로 지으셨답니다.

물론 귀농하고 1,2년은 덥석 땅 계약을 했다가 사기를 당하기도 하셨고

논둑이 터져서 땅바닥에 털썩 앉아 담배피우며 쓰린 속을 달랠때도 있었고

또 어느 해에는 산불을 내서 엄청난 벌금과 함께 마음을 많이 다치셨었는데

지금은 마을의 반장을 맡아서 원주민들과 재미있게 잘 지내시고 계신답니다.

귀농...

귀촌.....

저번에 신문을 봤는데 어느 귀농한 사람이 집 둘레에 담장을 만들면서 측량을 해보니 자기네 땅의 일부분이

평소에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에 포함이 되어 있는걸 보곤 땅을 막아서 원주민들과 마찰을 일으켰다고 하던데

과연 그렇게 해서 그 귀농인이 마을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을지 모르겠더군요.

물론 별장처럼 일주일에 한번씩 오가는거라면 크게 부딪칠 일은 없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글쎄.......

또 어느 기사에서는 귀농인한테 마을 찬조금과 부녀회 찬조금으로 몇백만원을 내지 않으면

우리 마을에 들어와 살 수 없다고 어깃장을 놨다는 기가 막힌 기사를 보고 뭐라 말이 안 나왔습니다.

 

 

귀농을 하면서 내 땅을 사서 할 것이냐??아니면 임대해서 할 것이냐??그리고 집은??

아마도 귀농을 마음에 두고 계신 분들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아닐까합니다. 

대부님은 서울과 가까운 거리에 터를 잡으면 혹시라도 초심이 흔들릴까봐 멀고도 먼 이 땅에서 집과 땅을 모두 사서 시작을 하셨고

또 다른 어느 귀농인은 남의 땅을 빌려서 5년여의 고생끝에 겨우 땅을 살아있는 유기농 덩어리로 만들어놓았는데

어느날 주인이 와서 자기가 농사지을 꺼니까 다른 땅을 알아보라고해서 실의에 빠지기도 했답니다.

귀농은 생계이고 생존입니다.

게다가 귀족농부로 살려고 생각하면 그건 더 큰 판단착오입니다.

시골에 다녀보면 빈집들이 더러 있으니 해당 지자체에 문의해서 이런저런 귀농 정착 보조금제도를 활용하여

적당하게 수리해서 살면서 원주민들과 마음을 터 놓고 왕래해야 그 분들도 선뜻 손 잡아줄겁니다.

시골마을의 경치좋은 곳에 집 번듯하게 지어 놓고 시골 사람들과 전혀 왕래가 없이 살면

그 곳에서의 삶은 도시에서의 삶보다 더 재미 없지 싶습니다.

도시에서는 혼자만의 삶이 가능할지 몰라도 시골에서 혼자만의 삶은 감옥이나 다름없다는거.....

그리고 농사를 지을 줄 모르시는 분들은 그냥 동네 할머니가 팥 심을때 팥 심고 콩 심을때 콩 심으면 됩니다..

시골에서 평생을 농사지으신 분들은 언제 어떤걸 어떻게 해야하는지 훤하게 아시거든요..
또 집 구입이나 땅 구입은 천천히 살아보면서 결정해도 안 늦는데 성급한 마음에 덜컥 재산 털어서 농사를 시작했다가

오래 못 가서 다 말아먹고 어느 날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귀농인들을 볼때마다 참 마음이 착잡해집니다.

결국 그렇게 떠나는 분들은 시골 땅값만 잔뜩 올려놓으니.........

 

 

아이들을 자연속에서 건강하게 키우고 싶어서 내려온다는 친구.

몇십년만 살면 그만인데 뭐하러 많은 돈을 들여서 집을 짓냐고 하는 친구.

생각이 깊은 친구니 여기 내려오더라도 잘 헤쳐나갈것 같습니다.

근데 있잖아??

나도 사실 너네 가족들이 내려오면 어떻게 살건지 살짝 걱정되기는 하다네 친구야....ㅎㅎ

아무튼 기왕 결정한거니까 얼른 서울살이 정리하고 내려와서 거실에 누워 아이들이랑 같이 책도 보며 놀았으면 좋겠다 선아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