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 다방아가씨와의 추억 한편.
엄니가 살아계실때니까 벌써 십여년도 더 지난 이야기네요.
평소와 다름없이 부모님은 안방에서 주무시고 나는 마당쪽으로 나있는 방에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저녁 11시를 훌쩍 넘긴 시간,
마당쪽에서 "살려주세요..살려주세요"하는 여자소리에 순간 귀신인줄 알고 깜짝 놀랐는데
아무래도 귀신소리 같지는 않아서 떨리는 마음으로 창문을 열고 봤더니
왠 다방아가씨가 미니스커트 차림으로 마당에 서 있습니다.
근데 나를 본 그 아가씨가 집에 좀 숨겨달라고 하도 간청을 해서
일단 안으로 들어오라하고는 부모님도 깨워서 같이 거실에 앉아
그 다방아가씨에게 물을 한잔 주면서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어느 술집으로 배달을 갔는데 그중에 술 취한 한놈의 완력을 못 이겨서 일단 차에 타기는 탔는데
글쎄 그 놈이 자꾸만 껌껌한 동네로 차를 몰고 가길래 너무 무서워서
내려달라고 울고불고 난리를 쳤더니 귀찮아진 그 놈이 그나마 양심은 있었는지
컴컴한 산속이 아닌 길가 우리 집앞에 내려주고는 휑하니 가버렸다네요.
젊은 놈의 자슥이 술을 먹었으면 곱게 먹던가해야지 왜 그런 짓을 했는지.....
뭐 일이 그렇게 되어서 어디 다방이냐고 물어보고는 곧바로 다방주인한테 전화를 했더니
잠시 후에 와서 데리고 가더군요.
그렇게 한바탕 난리가 끝나고 방으로 들어가시던 울 엄니의 한마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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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놈의 따라,얼굴만 좀 이뻤으면 붙잡아놨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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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이 오마니가 그래도 아직 아들나이가 있는데 뭔 말이야???
(뭐 요정도만 됐어도 어떻게 생각해 봤겠지만.....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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