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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겨울......
췌장암으로 고생하시던 아버지가 하늘나라로 소풍길을 떠나시고 나서
모든 장례일정을 마치고 친척들이랑 다들 거실에 앉아서 회의를 한 결과
그래도 장남이니 집은 장남앞으로 하자고 결정이 나서
졸지에 아버지랑 마눌이랑 같이 살던 그리운 고향집을 떠나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직업도 시원찮고 결혼을 못 해서 아직 혼자인 장남은
집을 비워 놓고 서울에서 지내고 있어서 작년 추석도 이번 설도
주인 없는 빈 집에 들어가서 차가운 바람보다 더 한기가 도는
인적이 끊긴 집에서 뿜어져나오는 그 냉기를 온 몸으로 시리게 느끼면서 치렀죠.
역시 우리나라 사람들의 밑도 끝도 없는 무대책한 맏이사랑정신은 말릴 수 없는 고질병인가 봅니다.
비록 그 맏이가 부모님제사에 코빼기도 안 보여도 그래도 맏이니까.....
부모님이 남겨 주신 유산관리를 똑바로 안 해도 그래도 맏이니까.....
돈이 없어서 남아 있는 동생들이 금전적으로 도움을 주는 경우가 생기더라도 그래도 맏이니까.....
뒤에 태어난 놈은 무슨 죄로 그런 뒤치닥꺼리를 해야하는건지 참 모르겠습니다.
물론 형제간에 서로 돕고 사는게 마땅한 일이지만
그 도움도 마지노선이라는게 있는건 아닐까 싶습니다.
해도해도 너무한 경우라면 아무리 형제간이라도......
그런데 그게 부모님이 없으시니 더 이런 마음이 자꾸 생기게 되는것 같습니다.
가끔씩 친척들을 만나면 그래도 니가 사는게 좀 더 나으니까 형을 보듬어안아야하지 않겠나???하시는데
아직은 제가 인간이 덜 되어서 그런건지 쉽지가 않네요..
제가 참 야박하고 못된 놈이죠???
하지만 지금도 불 꺼진 우리 집을 보면서 지나다니는 동네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것 같아서 마음이 휑해집니다...
몸이 아프셔서 거동을 못하셔도 좋으니까 제발 부모님이 옆에 계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랬다면 온 몸으로 안아드렸을텐데........
지금 부모님이 계시다면 그냥 자주 찾아뵙는게 최고입니다.
돌아가시고 난 뒤에 아무리 울어봐야 다 쓰잘데기없는 거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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