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튜어디스 선행’ 화제 심은정·이승희씨 “아가야! 아름답고 훌륭하게 자라다오”
국민일보 | 입력 2011.03.16 18:35 | 누가 봤을까? 30대 여성, 인천
비행기 떠나갈 정도로 울던 입양아
"그날 출발하는 비행의 이코노미(T/C)의 책임자로서 비행 출발 전 손님 전반의 간단한 정보를 먼저 받았습니다. 그 정보에는 저의 서비스 구역 내 좌석 중 맨 앞(앞에 벽이 있는 좌석) 10A, B 좌석에 아기 침대(BABY BASINET)와 아기 식사(BABY MEAL)가 손님들 탑승 전에 요청되었기 때문에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습니다. 기내에는 아기 침대를 설치할 수 있는 자리가 앞에 벽이 있는 좌석으로 한정되어 있어서 그 좌석은 늘 아기와 함께하는 손님들이 타거든요."
심씨와 이씨는 20일 전의 일을 떠올리며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빙그레 웃었다. 심씨는 1995년, 이씨는 2002년에 스튜어디스 옷을 입었다. 두 사람은 지나치면서 몇 차례 얼굴을 본 적이 있었지만 같은 비행 클래스에서 만난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날 비행기에 시동이 걸리고 이륙하기 전 활주로로 이동하자마자 두 살배기 아기는 울기 시작했다. 자지러질 정도로 울기 시작했던 것.
곧 그치겠거니 했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마지막에 탑승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젊은 미국인 부부가 그 아기를 안고 있었다.
미국인 부부는 너무나 당황해서 쩔쩔매고 있었다. 심씨는 평상시처럼 아기를 진정시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양부모로부터 아기를 받아 안았다. 우는 아기를 달래는 일은 이력이 났지만 이 아이는 뭔가 특별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엄마, 엄마, 엄마."
심씨가 아기를 안자마자 아이는 또렷한 한국말로 엄마를 찾았다. 그가 안자 다행히 울음이 잦아들었다. 겨우 진정시킨 아이를 양엄마의 품으로 안겨주는 순간, 아기는 온몸을 뒤로 돌려 심씨의 가슴팍으로 파고들며 다시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기를 여러 차례. 난감한 일이었다. 다른 승객을 위한 서비스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다행히 동료 이씨가 아기 돌보는 일을 자청했다. 두 사람은 번갈아가며 아기를 돌봤다. 미국인 엄마는 너무나 당황해 잠을 이루지 못한 채 이들의 호의에 감사할 뿐이었다.
엄마 같은 손길이 닿자 울음이 뚝
기내의 안정이 두 사람의 손에 달렸다고 생각하니 잠시도 한눈을 팔 수 없었다. 기내식 제공이 끝나고 아기에게 밥을 먹였다. 죽을 한 숟가락 떠 내밀었지만 아기는 고개를 저었다.
잇몸을 살펴보니 아랫니가 2개 쏙 올라와 있었다. 15개월이 된 아이라 우유보다는 밥이 좋을 듯싶었다. 된장국에 밥을 말고 잘게 다진 불고기를 숟가락에 올리자 아이는 맛있게 받아먹었다. 양엄마는 이 모습이 신기한 듯 심씨가 하는 일거일동을 물었다. '엄마야' '맘마' '괜찮아' 등의 한국말을 따라하면서 자기도 이렇게 하면 되느냐고 기뻐했다.
밥을 다 먹고 난 뒤에도 아기는 잠들지 못하고 보채기 시작했다. 등을 토닥이면서 재워봤지만 허사였다. 엉거주춤 업었지만 아기는 자꾸 허리를 세워 등에서 떨어질 듯했다. 쌍둥이 아들을 낳아서 길렀지만 업어서 재워본 경험이 없는 그로선 난감한 일이었다.
"선배님, 제가 업어 볼게요. 잘 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승희씨가 아기를 받아 업었다. 오랜 시간 울다 지쳤기 때문일까. 아기는 언제 보챘냐는 듯 눈을 감고 잠이 들었다. 아기를 업어서 재우는 동안 커튼을 모두 치고 불빛이 들어오지 않게 했다. 낯선 사람의 등이 익숙하지 않은 듯 아기는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깜짝 놀라 그녀의 허리춤을 꽉 잡았다. 이씨는 누군가 자기를 또 어딘가로 데려가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사람이 한잠도 못자는 사이 비행기는 평화롭게 미국 땅을 향해 날아가고 있었다. 양부모도 잠시 걱정을 잊고 단잠에 빠져들었다.
미국인 양부모 "당신들 최고"
아침 7시가 되자 미국 땅이었다. 밝은데서 본 아기는 유난히 머리숱이 많았다. 속눈썹이 길고 얼굴이 동그란 예쁜 여자 아기였다. 떨어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아기를 간신히 넘겨준 심씨는 마음이 아팠다. 이 곳에서 훌륭한 한국계 미국인으로 성장하라고 마음속으로 기도했다.
이씨는 미국인 양부모가 헤어지면서 남긴 말을 전했다.
"감사하다는 말을 자주 하셨어요. 악수하며 헤어질 때 앞으로 한국인 친구를 많이 사귀어보고 싶다고 했어요.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당신들이 최고다'는 말을 하더군요. 국내 입양이 활성화됐으면 좋겠어요."
두 사람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 세상에 알려져 굉장히 어리둥절하다고 했다. 다른 승무원도 당연히 그렇게 돌봐줬을 것이라고 말하며 승무원으로서 기본적인 책임과 의무에 불과한 일로 칭찬받을 만한 일이 아니라고 손사래를 쳤다.
심씨와 이씨는 나이로는 7년 차. 하지만 어린아이를 키우고 있는 베테랑 엄마들. 심씨는 대학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하고 여행을 좋아해 스튜어디스가 됐다. 미션스쿨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신앙은 없었다. 그리고 남편을 따라 서울 충신교회에 출석하면서 크리스천이 됐다. 결혼을 하고 아기가 없어 걱정을 하다 2003년 시험관 아기로 쌍둥이 형제 신재섭, 우섭을 얻었다. 그 아이들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녀는 이날 오후 학교에서 열리는 학부모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면서 자리를 떴다.
생물학을 전공한 이씨는 4살 된 딸을 키우는 엄마다. 모태 신앙으로 대구 대명동 중앙교회에 다녔다. 해외 봉사활동을 하고 싶어서 스튜어디스가 됐다고 했다. 요즘도 딸의 얼굴을 볼 때면 미국으로 입양 간 머리숱이 많고 속눈썹이 긴 그 아이가 보고 싶어진다며 집으로 향했다.
글 윤중식 기자·사진 김태형 선임기자 yun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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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인터넷에 이 기사를 봤었는데 오늘 아름다운 두분의 인터뷰기사가 올라와있어서 퍼왔습니다..
아동수출국 세계 1위.....
그래도 1등이니까 좋은건가???
입양아와 관련하여 간혹 듣기거북한 뉴스를 접하기도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는 저를 포함하여 입양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리고 사랑으로 잘 키울수 있는 부모들이 많을텐데
왜 굳이 낯설고 물설은 외국으로 핏덩이같은 아이를 입양을 보내야하는건지 모르겠네요.
물론 미국같은 선진국으로 가면 더 넓고 발전한 나라에서 더 좋은 공부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 아이가 커서 친부모와 조국으로부터 버림받은걸 알았을때의
그 박탈감과 상실감에서 오는 아픔과 괴로움은 누가 위로를 해줄건지..
어느 프랑스 부부가 한국인 유학생을 급히 구한다는 얘기를 들은 한 유학생이
그 집을 방문했는데 한국에서 입양한 애기가 울음을 그치지않아서 애를 먹고 있더랍니다.
그래서 그 유학생이 아기를 품에 안고 등을 토닥 토닥거리면서 자장가를 불러줬더니
어느새 아기는 그 유학생의 품안에서 새근새근 자더라네요.
자기네들은 모든 방법을 다 써도 울음을 안 그치던 애기가 유학생의 노래를 듣고 자는걸 보고는
한국에서는 아기를 재울때 어떤 노래를 불러주고 어떤 방법으로 재우는지
그리고 어떤 음식들을 먹이는지를 가르쳐달라고해서 그 유학생은
다음에 또 애기가 울면 자장가는 이렇게 불러주면 잘 잘꺼라고 가르쳐주고 나왔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 아기는 친엄마가 해주던 음식과 고개를 파묻으면 풍겨오던 어머니의 젖무덤 냄새를 기억하고 그리워하고 있었던건 아닌지....
이 나라의 기성세대의 한사람으로써 부끄러워지고 미안해집니다....
아~~~ 윤주는 언제나 올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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