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쓰서 길렀던 내 머리카락 돌리도~~~~
불과 몇달전에 페이스북에 머리카락을 기르겠다고 했었답니다.
남자가 왜 머리카락을 기르려고 하는지 궁금하시나요?
아마도 많은 분들이 그렇게 생각을 하실텐데 그 이유는....
페이스북에 올라온 어느 글중에서 소아암을 앓고 있어서 머리카락이 없는 아이들이 밖에 나가도 소외감을 덜 느끼게
가발을 만들어주는데 그래서 머리카락이 많이 필요하고 그런 딱한 사정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머리카락을
보내준다는 소식을 듣고는 나도 곧바로 머리카락을 기르게 되었답니다.
마침 정해진 직장이 없는 반백수이니 머리카락 자르는 비용도 아끼고 좋은 일도 할 수 있다며 마눌을 설득했고
다행히 허락을 받아서 길러봤는데 머리카락이 자라니 보통 일이 아닙니다.
짧을때는 잘 몰랐는데 치렁치렁 길어지니 머리를 감는게 아니라 거의 미역 빨듯이 빠는 지경이 되더군요.
어느 분이 기르는건 좋은데 아마도 많이 빠질겁니다했는데 머리카락이 정말 엄청 빠져서
이러다가 대머리 되는건 아닐까하고 덜컥 걱정이 생기면서
순간 쩌그 전라도 목포에서 가발을 하는 블친 대한모님이 생각나더라는.....ㅎㅎ
근데 어언 1년정도 길렀던 그 긴 머리를 한순간에 싹둑자른데에는 아픈 이야기가 있어요.
신나게 머리카락을 기르고 있었는데 어느날부터 장모님이 행동이나 말씀이 이상하게 느껴져서 왜 이럴까 생각하고 있다가
저녁에 만난 마눌한테 필자씨가(필자씨는 제 장모님이랍니다) 좀 이상하다했더니 사실은 치매초기증세가 있어서 그런거라는 말에
참 마음이 복잡하면서 살짜기 눈물이 날것같았답니다.
그리고 그 필자씨 소원이 사위 머리카락이 예전처럼 깔끔해지는거라는 말을 듣고
뒤도 보지 않고 미용실로 가서 애써서 키운 머리카락을 싹둑싹둑 잘라버렸지요..
소아암을 앓고 있는 어린 아이들에겐 미안하지만 그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 덕에 윤주도 기분좋게 머리카락 정리하고 나왔답니다..
이쁘게 머리카락도 잘랐으니 막걸리 한잔 사줘하며 끌고 간 시장통에 있는 목화식당에서 막걸리도 한잔 시원하게 걸쳤죠..
머리카락을 질끈 묶고 갔을때는 목화식당 함매가 대뜸 "만데 저레가 댕기노..좀 짜르지"이러시며 미칬네 미쳤어하셨었는데
깔끔하게 자른 모습을 보시고는 "요래 이쁘게 짜르이 얼매나 이쁘노? 아제야 이제 다시는 기르지말그래이"하셨다는...ㅎㅎ
머리카락 잘랐으니까 오늘은 그냥 먹고가라는 함매의 통큰???잔큰???!! 어쨌꺼나 저 막걸리는 공짜!!!!
이제 다시는 저렇게 못 해보겠죠??? 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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