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나들이/이런저런 이야기

맹모삼천지교가 아니고 맹모삼천원지교....

윤주빠 2011. 9. 22. 18:00

 

 

 

어제 7시정도에 퇴근을 하면서 헛헛한 마음도 달랠 겸 단골집인 포장마차엘 들렀습니다.

들어갔더니 자주 오는 나이 많은 커플이랑 저쪽 구석에 모자를 푹 눌러쓰고 있는

떠꺼머리 총각이 먼저 와 있습니다.

 

"함매 안주 모 되니껴?"

"모....돼지고기도 있고 장어도 있지....아니면 천엽있는데 그거 주까?"

"그럼 천엽 주이소"

결국 성인용 사이다(제가 지어준 소주의 또 다른 이름)을  한병시켜서 일단 목구멍으로 밀어넣고는

천엽을 참기름장에 찍어서 먹어가며 포장마차 함매랑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답니다.

포장마차 그것도 단골포장마차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혼자가도 전혀 어색하지 않고,

주인 함매의 넉넉한 인심덕에 공짜로 먹는것도 많다는 거죠...

그래서 어제도 아무도 부르지 않고 혼자 앉아서 성인용 사이다를 순식간에 한 병을 제압하고

두번째 성인용 사이다를 따서 마시는데 옆 테이블에 있는 나이 많은 커플중에 여자분이 아이랑 통화를 하는데

통화내용은 뭐 대충 이렇더군요...

밖으로 나오면서 아이들한테 돈을 주고 왔는데 왜 김밥을 많이 안 사먹었냐??

조금 샀으면 나머지 돈은 어떻게 했냐...뭐 이런식입니다..

그 돈이면 한명당 김밥 두줄정도는 사 먹을수 있었을건데....하면서....

듣는 순간 속에서 슬슬 부아가 치밀어오릅니다.

이런 신발끈......

아마도 남자친구랑 술 마시러 나오기 전에 저녁 사먹으라고 아이들한테 돈을 주고 왔나본데

참 대단한 모성애 나셨습니다 그죠???

그 나이많은 커플....

남자는 계약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고 원래 마눌은 도망가고 혼자 아이들을 키우고 있습니다.

여자분은 남편도 있고 아이들도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거 이렇게 되면 불륜??? 아님 로맨스???

참 헷갈립니다......

여튼 남자랑 술 마시는거에 정신이 팔려서 밥도 안 해놓고 나왔다는 얘기인데 뭐 그런.......

 

옛날에 맹자 모친은 아이들을 제대로 교육을 시킬려고 좋은 곳으로 그렇게 이사를 다녀서

맹모삼천지교라 했는데

김밥 사먹으라고 돈을 주고 나왔으니 이건 말그대로 맹모삼천원지교네요...삼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