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나들이/fun.fun

진달래꽃

윤주빠 2009. 9. 30. 11:24

<길 가다 줏어온 글>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각도별 사투리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경상도 버전

 

내 꼬라지가 비기 실타고

갈라카모

내사마 더러버서 암 말 안코

보내 주꾸마

 

영변에 약산

참꽃

항거석 따다 니 가는 길빠다게

뿌리 주꾸마

니 갈라카는 데 마다

나뚠 그 꼬슬

사부 자기 삐대발꼬 가뿌래이

내 꼬라지가 비기 시러

갈라 카몬

내사마 때리 직이 삔다 케도

안 울 끼다

 

 

충청도 버전

 

이제는 지가 역겨운 감유

가신다면유 어서 가세유

임자한테 드릴건 없구유

 

앞산의 벌건 진달래

뭉테기로 따다가  가시는 길에

깔아 드리지유

가시는 걸음 옮길 때마다

저는 잊으세유 미워하지는 마시구유

가슴 아프다가 말것지유 어쩌것시유

 

그렇게도 지가 보기가 사납던가유

섭섭혀도 어쩌것이유

지는 괜찮어유 울지 않겄시유

참말로 잘가유

지 가슴 무너지겼지만

어떡허것시유 잘 먹고

잘 살아바유

 

 

제주도 버전 

 

나 바레기가 권닥사니 벗어정

가고정 헐  때랑

속 숭허영 오고셍이 보내주구다

영변의 약산 진달레꽃

가득 토당 가고정헌 질에

뿌려주쿠다

 

가고정헌 절음절음

놓인 그 꼿을

솔때기 볼드명 가시옵서게

 

나 바레기가 권닥사니 벗어정

가고정 헐 때민

죽었자 아니 눈물 흘리쿠다게

 

 

전라도 버전

 

 나 싫다고야

다들 가부더랑께

워메~나가 속상하겨. 주딩 딱

다물고 있을랑께

거시기 약산에 참꽃

허벌라게 따다가 마리시롱

가는 질가상에 뿌려줄라니께

 

가불라고 흘때마다

꼼치는 그 꽃을 살살 발고

가시랑께요

 

나가  골빼기 시러서

간다 혼담서

주딩이 꽉 물고 밥 못 쳐묵을

때까지 안 올랑께

 

1. 신경 쓰덜말고 가부더랑께

겁나게 괜찬응께 워메 ~

참말고 괜찬아부러

 

2. 뭣땀시 고로코름 허야 써것쏘이?

나가 시방 거시기가 허벌나게

 거시기 허요이~~

 

 

강원도 버전

 

나보기기 기 매해서

들구버질 저는

입두 쩍 않구 고대루

보내드릴 기래요

 

영변에 약산 빈달배기 참꽃

한 보뎅이 따더 내재는

질라루 훌훌 뿌레 줄기레요

 

내 걸리는 발자구발자구

내꼰진 참꽃을

지져밟고 정이 살페 가시우야

나 보는 기 재수바리웁서

내 툴저는

뒈짐 뒈졌지 찔찔

짜잖을 기래요

.

.

.

.

이제 며칠있으면 민족의 명절 추석이네요.

멀리 가시는 분들은 운전조심히하셔서 다녀오시고요

제 이웃블로거님들도 추석 잘 보내세요...

어릴땐 먹거리가 별로 없어서 명절이 오면 참 좋았었는데

나이먹고 크니까 명절이 그다지 반갑지만은 않군요..

그래도 오랫만에 친척분들뵐 생각하니까 좋긴 좋네요..

친구놈들 만나서 술한잔할 생각하니까 벌써 침이 막 고입니다.

반가운 얼굴과 맛있는 음식과 술 한잔....캬~~~~

하지만 주부님들한테는 명절이 그닥 반갑지만은 않겠지요.

음식 준비하랴..

손님 접대하랴..

상차리고 설겆이하고 청소하고...

남자들은 앉아서 고스톱치면서

음식 갖다달라고 소리만 지르고....

남성여러분.......

올 추석에는 여성분들 많이 도와줍시다.......

하고 말은 해보지만

제가 자신이 없네요....

안도와주면 마눌 눈꼬리가 또 요래 확 올라갈낀데 큰일입니다.

그냥 눈치껏 도와줘야겠어요..

마눌.... 내가 많이 도와줄께.....

이 글읽고 남자분들 또 돌 던질라....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