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랑 떠나는 세상 풍경/강원도 둘러보기

그 곳이 그립다...월화거리 그리고 월화 풍물시장속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있는 풍경..

윤주빠 2018. 9. 27. 21:30

그 곳이 그립다...월화거리 그리고 월화 풍물시장속 사람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있는 풍경..


요즘엔 좀 뜸하지만 주말이면 강릉을 자주 찾습니다.

볼거리가 많아서 좋기도 하지만 그 풍경속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만나는게 더 좋아서 가게 되는 강릉..


대도호부 관아 마당에 있는 곤장대에 누워서 윤주랑 놀아도 참 재미있죠..

윤주는 아빠를 때려보겠다고 식식대며 덤벼보지만 저 곤장의 무게가 만만찮아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게 맹점이기도 한....ㅎㅎ


그래도 마눌이 만든 이쁜 한복 인형들을 잔듸에 올려놓고 사진도 찍어보면서 놀다보면 너무나 즐겁답니다...


마침 강릉의 어떤 이쁜 아가씨가 윤주의 앙증맞은 손목에 야생화를 꺾어서 꽃반지를 만들어주길래 또 한컷 담아보는 재미도 있구요....

그렇게 강릉의 지인분들과 어울려서 망중한을 즐기다가 꽁지님께서

"윤주 아빠야...저기 가보자"이러시길래 아무말없이 무작정 또 따라나섭니다..

뭔가 또 다른 재미있고 신나는 일을 기대하면서.....

절대로 술 한잔의 기대나 생각은 없이 그냥 순수한 마음뿐이었다는.....


월화거리입니다....

남들이 올려준 사진은 많이 봤었는데 막상 도착해서 둘러보니 너무 이쁘게 잘 꾸며놨더군요.

강릉 KTX가 생기기전 실제로 기차가 다녔던 중앙시장 뒤편에 있는 월화거리..

그 철길의 운치를 잘 살려서 강릉시민들이 조용하게 산책하기 좋게 돌려준 도시재생사업의 이쁜 모델인것 같습니다.

월화거리는 강릉의 고유 설화인 무월랑과 연화부인의 사랑이야기가 있는 곳이여서 두 사람의 이름중에 한 글자씩 따서 월화거리라고 짓게 되었다고 하네요.

아쉽게도 원래의 월화정은 1930년경에 홍수로 유실되면서 그 자리엔 표지석만 남겨두었고

지금의 월화정은 새로운 장소로 이전해서 조성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월화정...

요런 풍경도 이쁘고 근사하지만...


월화정 앞에 있는 조형물을 이용해서 요렇게 찍어보니 더 정겹고 아담하게 다가오는듯 합니다..

하트속에 담긴 무월랑과 연화부인의 사랑의 월화정....


풍경이 참 이쁜 월화정인데 이상하게 사진이 별로 없네요....

왜 그럴까???

절대로 마음이 콩밭에 가 있었던건 아니었는데.....ㅎㅎㅎ


아까부터 내 코를 벌름거리게 만든 월화풍물시장에 드디어 들어섰습니다.

강릉역에서 5분에서 10분거리에 있고 공영주차장도 있어서 방문객들에게 참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은 월화시장.

메밀전과 메밀전병 그리고 감자적과 묵사발등 강원도 특유의 음식이 막걸리와 함께 저렴한 가격에 손님을 기다리고 있는 정겨운 곳.

주변 지역의 개발로 이런 멋스러운 공간이 쇠퇴해서 아쉽고 평창 동계올림픽때 고속철도 노선이 지하화 되면서

폐철도 부지로 남게 되며 한때 강릉시민들이 많이 찾았던 먹자 골목의 점포들이 쇠퇴하였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진 때마침 준비중이었던 평창 동계올림픽과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당시 성업중이었던 먹자 골목의 점포들을 새로 깔끔하게 정비한 지금의 월화 풍물시장으로 입주시켜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합니다.


어느 시장이나 그렇지만 이런 먹자골목이나 상가들은 좀 나이 지긋하신 분들이 즐겨 찾는 그런 곳이고

월화 풍물시장도 마찬가지여서 처음에는 동네 어르신들이 찾아와서 전에 막걸리 한잔 걸치고 가시는 곳이었지만

상인들과 시청관계자들의 노력으로 이젠 젊은 사람들이 운영하는 점포도 많이 생겼고

젊은층 위주의 안주와 생맥주 그리고 수입맥주 같은 걸 내놓는 가게도 있어서 더운 여름에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활기찬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고 합니다.


내가 참 단순한 시골 촌놈이여서 요런 곳들을 참 좋아합니다.

몇년전에 어느 기사에서 서울 용산역 뒤에 있는 포장마차촌이 철거된다는 소식을 듣고 시간을 내서 허겁지겁 쫓아갔었는데

그 분위기가 너무 좋아서 서울의 몇분들과 신나는 시간을 보냈었답니다...

지금 그 용산역 뒤 포장마차촌은 철거가 되었겠지하고 생각이 되니 참 쓸쓸해지지만 개발의 광풍이 무서우니 어쩔수 없는 일이네요.

가끔은 좀 부족하고 불편해도 이런 곳이 사람사는 맛도 나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는 곳인데.....


결국 원래의 목적이기도 했고 아까부터 코를 간지럽히고 목구멍에 갈증을 불러왔던 월화풍물시장 어느 한 집 의자의 자석에 끌리듯 털퍼덕 주저 앉습니다.

나이를 먹어도 여자는 여자인지 "아지매, 빠마가 잘 나왔네요"했더니 주인 아지매가 웃으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해주시네요.

이 월화풍물 시장에 들어오기전의 가게가 넓어서 더 좋았다고도 하시고 이런저런 마음에 안 드는 부분들도 얘기를 하시던데

가게가 워낙 좁아서 사진에 보이는 저 싱크대의 왼쪽 냉장고는 문을 열수 없어서 아래칸을 억지로 사용하신다고 하시지만

그래도 저 좁은 가게에 없는 물건이 없더군요...

심지어 배 불뚝한 포대화상도 몇분 계시길래 혹시 불교 믿으세요했더니 열렬한 불신자라시며 또 재미있는 이야기 한보따리를 풀어주셔서

술을 마시는 내내 참 재미있고 즐거웠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