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 함매도 그리고 밭과 논도 같이 나이 먹어가는걸까....???
시골의 함매도 그리고 밭과 논도 같이 나이 먹어가는걸까....???
별 볼일없는 제 블로그를 자주 찾아오신 분들이라면 아마도 해마다 유월 둘째주가 되면 쑝쑝이 외할머니네 양파 캐는걸 도와드리러 간다는걸 아실겁니다.
바빠서 못 도와드리면 너무나 미안해지고 마음 한켠이 허전해지는데 올해는 다행히도 조금이나마 일을 도와드려서 기분이 좋았던 여름이었습니다.
시골 농사 수확철에 일이 바쁘면 고양이 손도 빌린다고 할 정도로 일 할 사람구하는게 언제인가부터 우리네 시골에서는 큰 일이 된것 같습니다.
젊은 사람들이 더 안정되고 고수익이 보장되는 도회지로 떠나면서 젊은 사람을 보기 힘든게 요즘 현실인 시골..
그래서 그 빈자리를 외국 근로자들이 대신하고 있는 참 씁쓸하면서도 슬퍼지는 현실인것 같습니다.
하기야 어느 사찰의 기와를 보수하는데도 외국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 있던데 과연 요즘 젊은 친구들의 일자리가 없다는 말도
마음에 와 닿지가 않고 어쩌면 쓸데없이 높은 학력때문에 직장을 선택하는데 선입견이 있는건 아닐지하고 생각해보게 됩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일뿐이니 괜한 오해는 없으시길 바랍니다....
오랫만에 블로그에 오더니 야가 또 횡설수설하는갑다....요래 생각해주세요...ㅎㅎ
일단 각설하고.....
양파캐다가 살짜기 더워져서 밭두렁에 앉아 함매랑 맥주 한잔하면서 농땡이...??어쩌면 밭두렁 망중한....!!을 즐깁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득 맥주를 드시고 계시는 함매의 쭈글쭈글한 손을 보는 순간,
"함매! 잠깐만 요래 있어봐...사진 좀 찍게"이러면서 휴대폰으로 찍을려고 했더니
함매가 "요래 못 생긴 손은 뭣하러 찍을라고"하시길래 그냥 찍어두고 싶다고 우기면서 담아봤습니다.
그리고 잠시후 가뭄에 말라비틀어진 땅보다 더 마르고 퍼석퍼석해진 함매 손을 만지면서 이것저것 여쭤봤더니
그때부터 함매의 인생 이야기가 술술 풀어지는데 어쩌면 말 그대로 인생 그 자체였던 함매의 밭두렁 인생이야기였답니다.
불과 2,3년전만해도 감히 작업 속도를 따라갈 수 없었던 노익장을 과시하던 우리 작업 반장 함매.
90대의 연령임에도 왠만한 밭일은 끄떡없이 하시던 함매.
하지만 올해 작업반장 함매는 자꾸만 잔소리를 듣게 되는 입장이 되셔서 마음이 좀 복잡했었습니다.
올해 양파 작황이 안 좋아 양파값이 별로 안 좋다는걸 아셔서 그런건진 모르겠지만
상품이 아닌 양파까지 상품에 넣으실려고 담으셔서 자꾸만 지청구를 들으시는걸 보고
재미있으면서도 씁쓸했었던 양파밭 풍경이었답니다.
올해 90이라는 노구를 이끌고 일하고 계시는 함매도 그리고 그 지난한 세월을 같이 한 밭과 논도
주인과 인생을 같이하는건가하는 생각이 들면서 참 복잡했었네요.
어쩌면 저도 윤주를 위해서 그렇게 인생을 살고 있는건지도 모르겠지만 뭐 사람사는게 다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요?
요즘 윤주는 피부관리에 한창 신경쓰는 어언 9살 어린 숙녀로 거듭나고 계신답니다.
남자 친구들과 싸우기도 하고 놀기도 하면서 초딩 2학년 생활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다는.....ㅋㅋ
이제 내년이면 어마무시한 초딩 3학년이 되는데 과연 그 때는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너무 기대가 되네요....
저 토끼 이빨이 너무나 귀엽고 재미있는 윤주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