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일상나들이/이런저런 이야기

나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다........

윤주빠 2014. 3. 17. 15:23

몇일전.

마눌이 사무실로 전화를 해서는 오늘 이상한 문자를 받았다고 하길래 뭔데하고 물어보니

어느 아는 사람 이름을 대며 갑자기 돈이 좀 필요해서 그러니 좀 빌려달라고 문자가 왔다네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이상해서 폰에 저장되어 있는 번호로 전화했는데

엥???? 왠 목소리 털털한 남자가 받더니 전화 잘못 하셨습니다...하네요...

어라??전화번호가 바뀐건가??

그렇다면 이건 분명 스미싱이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이런 전화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고

또 그렇게 친하다고해도 결국 남이여서 입밖으로 꺼내기가 어려운 말이 금전적인 부분이니....

근데 잠시후 마눌이 요게 신랑폰 번호라는데 자기가 한번 전화해봐요하길래

전화를 해서 "저 윤주아빠인데요 혹시 **이 아빠 전화 맞나요??"했더니

목소리를 오래 못 들어서 그런지 대답없이 잠깐 계시다가 그제서야 아아~~~~예예~~맞아요~~~~

그렇게 한참을 전화기 너머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혹시 **이 엄마 전화번호가 바뀌었나요??하고 물었더니 "잠깐만요 바꿔줄께요.."이러면서 덥석 바꿔줘서  

또 한참을 통화를 하다가 "혹시 오늘 우리 마눌한테 문자 보냈어요??"했더니

당연하다는듯 "그럼 제가 아니면 누가 내 이름으로 보냈겠어요??" 

"그게 요즘 세상이 워낙에 못 믿을 세상이다보니 하도 사기전화가 많아서 괜히 걱정했잖아요??"하니까

"진짜 그런 문자나 전화들이 많이 오는가봐요???"

이런 세상 물정모르는 아줌마 같으니...

아니면 내가 너무 속물인건가???

무튼 문자를 보낸 이유를 물어보고는 그리 큰 금액도 아닌것 같아서 계좌번호로 바로 돈을 보내줬답니다.

본인도 전화하기까지 참 많이 망설였을테고 아이 키우는데 쓸 돈이라고해서 더는 묻지 않고.....

 

그나저나 나도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경제적으로 쪼들릴때 불쑥 전화해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선뜻 빌려주는 사람..

한술 더 떠서 이거 가지고 되겠어하고 물어보는 사람..

주머니 사정이 그래서 느닷없이 소주한잔 사달라고 전화하면 열일 제치고 나와주는 사람..

꺼내기 힘든 가정사를 아무 대답없이 그저 묵묵히 들어주는 사람..

 

그러고보니 블로그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런 사람이 몇분 계시네요..

그래서 지금도 소중하게 꼭꼭 지키고 살뜰히 챙기는 그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