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밤의 솔숲 영화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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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엔 날씨가 참 따뜻하다 못해 너무 덥더군요.
고추에 탄저병이 보여서 뜨거운 햇볕밑에서 약을 치고 밭주변에 나있는 풀들을
예초기로 싹둑 잘라버렸습니다.
밭둑에 서서 쳐다보니까 이놈들이 아주 신이 나서 작물들한테로 기어올라오길래
그 옛날 관우가 긴수염휘날리며 청룡언월도를 휘두르듯이 저도 예초기를 휘두르면서 완전히 초죽음을 만들었다는....ㅋㅋ
무튼 덕분에 팔이며 다리가 새빨갛게 아주 잘 그을렸습니다.
남들은 일할 때 긴팔이나 토시를 끼고 하던데 저는 왠지 그런걸 착용하고 있으면
거추장스러워서 그냥 반팔이 좋더군요.
그렇게 힘들고 뜨겁게 풀과의 전쟁을 치르고 저녁......
놀러 오신 손님들이 끓여준 맛있는 가마솥 삼계탕에 소주를 같이 마시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그분들의 재미있는 세상 이야기에 너무나 즐거웠습니다.
그렇게 주거니받거니 마신 술에 기분도 적당하게 좋아지고
그분들이 준비해 온 프로젝터로 영화를 보는데
물소리와 소나무에 부딪히는 바람소리를 들으면서 영화를 보니
너무 너무 환상적인 밤이더군요.
저희 펜션이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손님과 주인의 구분이 별로 없는 편안한 분위기..
음식도 같이 나눠먹으면서 빙 둘러앉아서 얘기하는 시골집같은 그런 곳....
어느 손님의 말처럼 오지체험을 할 수 있는 그런 곳이면 더 좋을것 같습니다.
전기불없이 호롱불밑에서 이야기도 해보고
화로에 고구마와 감자도 구워먹고
옥수수와 감자도 삶아서 먹고
저녁이면 매캐한 연기 맡으면서 아궁이에 불도 피워볼수 있는곳.......
그런 공간으로 만들어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