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이 거짓말이 아니었으면..
가로등이 꾸벅 꾸벅 졸고 있는 도로위를 차들은 여전히 여유롭게 달리고 사람들은 행복한 모습으로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아이들은 여전히 밝게 웃으며 강아지들과 장난을 치고
한강변을 달리는 사람들은 굵은 땀방울을 연신 닦아내면서 하루 일과를 정리하고 있던 그 시간..
청와대의 밀실이 환하게 켜지면서 주위의 어둠을 지배하고 있었다.
그 밀실 안에는 각 부처 장관을 포함한 각료들이 총집합해 있었고
청와대 주위에는 개미 한마리도 얼씬 거리지 못하게 삼엄한 경비가 펼쳐지고 있었으며
어둠속을 날카로운 눈빛으로 경계하고 있는 사병들은 마치 목각인형이 된 것처럼
부동의 자세로 대한민국 최고 수장인 대통령과 각계 리더들을 지키고 있었다.
잠시후 밀실의 바닥이 열리면서 올라온 엘리베이터안에서 경호원의 호위속에 대통령이 문을 열고 나왔고
여기저기서 웅성거리며 얘기중이던 각료들과 참모진들은 의자에 앉는 대통령의 굳은 얼굴을 보면서
뭔가 큰 일이 있음을 직감적으로 눈치채고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는다.
한참을 밖을 주시하는 대통령 그리고 무슨 일인지 몰라 눈으로 얘기하면서 어깨를 으쓱거리는 각료들.
그렇게 팽팽한 긴장감이 몇분동안 이어지면서 슬슬 사람들이 지쳐갈때쯤
대통령의 의자가 빙그르르 회전함과 동시에 직각으로 몸을 곧추세우는 각료들.
그들에게 대통령은 여전히 쉽게 넘볼 수 없는 산이고 하나의 거대한 절벽이었다.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친미계열의 강력한 여당후보를 물리치고 청와대를 점령한 남자.
대통령 후보로 나왔을때도 아무런 지지세력이나 후원금을 선뜻 내어줄 사람이 없어서
얼마 못가서 후보를 사퇴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지만 생각지도 않았던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개표 막판에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한 행운의 남자.
아직은 학벌과 재력 그리고 연(학연,혈연,지연)을 중시하고 또 그런게 없이는 출세도 성공도
게다가 대통령이라는 자리에 앉기는 한마디로 어불성설인 이 대한민국 사회에서
고졸출신의 50살...뭐 볼꺼도 없던 남자의 출현과 또 그가 선거유세에서 보여준 인간적인 모습들은
기존의 정치인들에게서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놀라운 일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
대통령에 당선된 후에도 여전히 뒤에서 쑥덕거리던 정치인들이
그렇게 무시하던 별볼일 없는 남자의 호출전화 한통에 이유도 모른체 허겁지겁 달려와서 안절부절하고 있다.
잠시 후,
"각하, 연결됐습니다"
하는 또 한명의 신비의 사나이로 불리는 대통령비서의 말에 순간 웅성거리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그럼 바꿔주세요"
"예 각하"
"전화바꿨습니다.대한민국 대통령입니다.........잘 알겠습니다. 그럼 그렇게 알고 우리쪽에서도 준비를 하겠습니다."
오로지 대통령과 비서 딱 두사람만이 아는 통화가 끝나고
탁자 위에 놓여 있는 얼마전에 북한에서 생일선물로 보내준 백두산 생수를 한모금 벌컥 마신 대통령이
궁금해죽겠다는 표정의 각료들을 보면서 빙긋이 웃었다.
순간 맥이 쏙 빠지는 각료들.
그중에서 한때 차기 대통령감으로 인정받았던 5선의원출신이자 여당의 실세로 여전히 정계와 재계를 주무르고 있는
김 의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각하,지금 이 시간에 아무런 얘기도 없이 각료들을 모이라고 한 이유가 뭡니까?"
순간 그 자리에 모여 있던 대다수의 사람들은 자기네들을 대신해서 시원하게 한마디 해주기를 바라는 눈빛으로
지켜봤지만 김 의원이 말을 할 수 있었던건 거기까지였고
무거운 자물쇠로 채워 놓은 것처럼 내내 말이 없던 대통령의 입이 열리는 순간 비서를 제외한 모든 사람들은
놀람과 당혹 그리고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대통령을 쳐다보면서 심각한 표정을 지었고
오로지 대통령과 비서만이 알 수 없는 미소를 주고 받고 있었다.
"오늘 이 자리에 바쁘신 여러분들을 급히 모이라고 한 것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여러분 그리고 대한민국의 역사에
전할 말이 있어서입니다. 우리나라는 민주국가이고 스스로 결정할 자결권을 가지고 있는 독립국가입니다.
하지만 작금에 우리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로 비춰보건데 중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의 얼토당토않은 억측과 감히 대한민국에
대한 그들의 월권행위를 더이상 묵과할 수 없어서 오늘 중대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대통령의 말이 끝남과 동시에 또다시 사람들은 술렁대기 시작했고 잠시 후
"오늘 내가 여러분들과 대한민국 앞으로 전할 말은 다름이 아니라 북측 정부와 무조건적인 통일에 대한 상호간 일치점을 도출해냈으며
이 자리에 모인 많은 사람들과 아직도 우리나라를 자기네 속국으로 알고 있는 나라들이 반대를 하겠지만 이 나라의 대통령 이전에
대한민국의 한 국민으로서 대한민국의 자주성 회복과 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위해서 북한과 남한이 통일이 되었음을 선포합니다"
"그게 무슨 말이십니까?이런 중대사를 어떻게 비서와 각하 두분이서만 의논을 하고 우리들한테는 비밀로 할 수 있단 말입니까?
아직 대한민국은 미국이나 일본같은 우방국의 지원없이는 저 북측이나 중국과 러시아로부터 자유로울수 없다는걸 모르셔서
하시는 소리십니까?우리가 그동안 북한한테 얼마나 당하고 살았습니까?지금 당장 미국쪽에 전화해서 긴급 협의를 하고 향후 대책을
논해야지 또 북한에 속을 수는 없습니다"
그렇게 대통령과 김의원간의 팽팽한 대립각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는 순간 밀실의 또 다른 벽이 회전하면서
어디선가 낯이 익은 사람이 들어섰고 그 사람의 모습을 본 순간 모여있던 모든 각료들은 도저히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입을 쩍 벌리고
다들 패닉상태에 빠졌다..
"반갑습네다.남한 동무들....우리 북조선 사람들도 고렇게 나쁜 님자들만 있는건 아니니께네 너무 미워하덜말라우요..하하하"
바로 김일성의 아들이자 수십년 철권통치를 한 김정일과 그의 후계자 김정은 그리고 가슴에 번쩍번쩍하는 훈장을 달고있는
북한의 최고위급 인사들이 마치 트로이의 목마속 병사들처럼 그렇게 쏟아져나왔고 마지막으로 더이상 반론을 제기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북한 수뇌부의 뒤를 이어서 한무리의 병사들이 쏟아져나왔는데 그들은 바로 천안함 폭침때 전사했던 해군들의 모습이었다.
귀신이라도 본것처럼 모든 사람들이 넋을 놓고 있는데
"이제 아시겠습니까?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은 세계의 눈을 속이기 위한 남한과 북한의 합작 드라마였다는걸...."
대통령의 이 말이 끝남과 동시에 몇몇은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고 몇몇은 터져나오는 울음을 참느라고 손바닥으로 입을 가리고
통곡을 하고 있었다.
따뜻한 햇빛이 내리 쬐는 평양시내를 한 아이가 굴렁쇠를 굴리면서 뛰어가고 그 뒤를 조그만 강아지 한마리가 쫓아가고 있고
대동강변에는 데이트중인 연인들과 산책하는 가족들 그리고 평양에서 서울까지 달려가는 KTX열차가 날렵한 자태를 뽐내면서
철길을 달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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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이랬으면 얼마나 행복할까요?ㅎㅎ
오늘이 만우절이어서 그냥 한 번 써봤습니다...
형편없는 글이지만 그래도 격려해주신다면 이 험난한 세상 열심히 살아보겠습니다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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